작년 크리스마스, 혼자라서 끔찍히 외롭고 힘들었던 4박 5일간의 스키캠프. 당시엔 대체 내가 무슨배짱으로 수강신청을 한건지 슬프기도 했다. 운전면허 주행시험 치룰때 만큼이나 스스로에게 화딱지나고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참고로 운전면허는 단기고통으로 봤을때, 내 인생 최고의 고통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가 오히려 그립고 생각난다. 넘어져서 너무 아프고, 온몸이 근육통이었던 그 때.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 4박 5일을 함께하면서 흰눈과 씨름했던 그 때. 그 단순한 고통. 그 때가 그립다. 그 때 처럼, 널따랗고 하얀 눈밭에 아무 생각없이 온 몸을 던지고 싶다. 힘들었던 4박 5일은 길었으나 어찌보면 짧았고, 그때의 나는 '고통은 어쨌건 끝나기 마련'이라는 교훈을 얻었다.
극적으로 고통과 안녕했던 그 때가 그리운걸보니, 어쩌면 나는 지금의 상황이 고통스러운가보다.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이 상황마저 그리워질까. 과연 이 고통에 무뎌져 추억삼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월호를 기억하는 노란리본 (13) | 2015.04.16 |
---|---|
빈대떡 장수 K씨 (0) | 2015.03.04 |
나는 하나님의 자부심이다. (0) | 2015.01.15 |
글을 쓸 때면 목소리가 들린다. (2) | 2015.01.06 |
나는 속이 쓰리다. (0) | 2015.01.02 |
텅빈 버스 (0) | 2014.12.16 |
바야흐로 연말이다. (0) | 2014.12.16 |
쿼바디스 김재환감독 인터뷰 (0) | 2014.12.15 |
칼국수와 유리컵 그리고 호수 (0) | 2014.12.12 |
농익음 (0) | 2014.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