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크리스마스, 혼자라서 끔찍히 외롭고 힘들었던 4박 5일간의 스키캠프. 당시엔 대체 내가 무슨배짱으로 수강신청을 한건지 슬프기도 했다. 운전면허 주행시험 치룰때 만큼이나 스스로에게 화딱지나고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참고로 운전면허는 단기고통으로 봤을때, 내 인생 최고의 고통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가 오히려 그립고 생각난다. 넘어져서 너무 아프고, 온몸이 근육통이었던 그 때.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 4박 5일을 함께하면서 흰눈과 씨름했던 그 때. 그 단순한 고통. 그 때가 그립다. 그 때 처럼, 널따랗고 하얀 눈밭에 아무 생각없이 온 몸을 던지고 싶다. 힘들었던 4박 5일은 길었으나 어찌보면 짧았고, 그때의 나는 '고통은 어쨌건 끝나기 마련'이라는 교훈을 얻었다.

극적으로 고통과 안녕했던 그 때가 그리운걸보니, 어쩌면 나는 지금의 상황이 고통스러운가보다.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이 상황마저 그리워질까. 과연 이 고통에 무뎌져 추억삼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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