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글을 쓰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 지는 이유는,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게되었기 때문이다.
어릴적에는 내가 무엇을 쏟아내든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판단을 염두하지 않았다. 그냥 그 때 그 때 드는 생각들을 그럴싸하게 적어내려갔다. 그렇지만 지금은 글을 씀과 동시에 논리적인지를 따진다. 지나치게 주관적이거나, 일반화 하고 있지는 않은가, 논거가 명확한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분은 없는가, 논쟁이 될 만한 문장은 없는가,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만한 여지는 없는가. 등등 수 많은 검열을 통해 하나의 글을 작성한다. 그렇다보니 위험할 수 있는 주제나 발언은 삼가게 됐다. 예전에는 어떤 주제가 민감한 주제인지 몰랐다. '주관'적인 판단을 강력하게 주장하며 다른 생각을 배제하는 류의 글은 공개적으로 대화가 오고가는 페이스북 같은 곳에는 어울리지 않는 성격의 글이다. 그러나 어린 강진영은 그런 것을 알리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상당히 쪽팔린 글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성장한 내가 있다. 그런 무식하고 겉멋만 잔뜩 들었던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나도 없겠지. 글은 습관이다. 생각도 습관이다. 이 습관을 통해 한 가지라도 더 깨닫고 배웠다는 것 만으로 나는 만족한다. 훗날 내 아이가 태어나면 나는 꼭 내 일기장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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