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이었던가?
몽골에서 고비사막을 20시간 달려 새벽에 도착한 고비사막 남쪽 마을. 그 때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 사막과 비가 엉킨 새벽을 건너 마주한 그 마을은 작은 천국 같았다.
스무시간 비포장 도로 위에서 덜컹거리던 몸뚱이를 그 보잘것 없던 1인 침대에 뉘일 때, 세상 그 어떤 소파와 침대보다 편안함을 느꼈다.
도착하자마자 노랗고 따뜻한 조명아래서 보온병 가득 담겨있던 수테차를 마셨다.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난다. 목구멍으로 넘어가던 그 뜨끈하고 낯선, 그렇지만 조금은 익숙하기도했던 그 뽀얀 국물의 향을 잊을 수 없다.
이듬해에 다시 찾은 몽골은 1년만에 무섭도록 변해있었다. 다시 또 남고비에 가보고 싶다. 아마도 이제 비포장도로를 20시간이나 달릴 일도, 비내리는 사막의 진흙 속 에서 구형 버스를 구해낼 일도 없겠지?
그 기억이 고되지만 따뜻하게 살아있다.
행복했던 여행의 기억.
그 때엔 그 것이 여행인 줄 몰랐다.
어쩌면 일이었고, 어쩌면 선교였고,
어쩌면 봉사였던 기억.
하지만 결국 여행이다. 배우고 느끼고 알아가는 여행.
좀 더 즐길걸, 좀 더 마음을 열어둘 걸.
그 때 나는 왜 그랬을까.
오늘은 하루 종일 내가 좋아하는 비가 내리니 거세게 비가 몰아쳤던 몽골의 하루가 떠오른다. 나는 철 없이 단호했던, 철 없이 순수했던 그 때의 그 얼굴들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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