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루를 살아냈다.


해야할 일이 많은 하루. 하루하루가 힘겨운 나날.

오늘은 예배를 드리는 도중에 고객에게 전화가 왔다. 독촉전화다.

사실 내 잘못도 있다. 다른 행사와 겹쳐서 조금 늦게 일이 진행됐다.


12시 17분.

힘들었다. 그렇지만 태연하게 전화를 받았다.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아무렇지 않게 해낼 수 있다는 듯이.

사실 아무것도 한 것이 없었지만 금방이라도 끝낼 수 있는 사람처럼 전화를 받았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전화를 끊고 미친듯이 4시간 정도를 꿈쩍않고 앉아 작업만 했다. 그것도 교회에서.

태섭이가 레몬에이드를 한 잔 사줬는데 한 입밖에 못먹고 쳐다보지도 못한 채 일만했다.


오후 4시 40분.

그렇게 모든 일을 끝내고 메일을 전송했다. 녹은 얼음과 뒤섞여 맹탕이 된 레몬에이드를 들이켰다.

허탈함과 함께 찾아온 극심한 더위. 더위도 잊고 일만 했는지 그제서야 그 공간이 무진장 덥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렇게나 매일을 가슴졸이며 살아가야하는는 내 직업.

너무너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지만. 그럼에도 할 수밖에 없다.


난 잘 하고있는 것일까?


십년 뒤에는 디자인 하지 않는 디자이너가 될 것이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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