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으로 스며들어와 살포시 의자 위에 앉은 네모난 노을. 여름과 같이오느라 전보다 부쩍 늦어진 시간이지만 오늘도 제법 정확한 시간에 그 자리에 앉는다.


한 낮의 기온이 21도. 봄이 가기전까지 익히기로 마음 먹었던 루시드폴의 '봄눈' 기타 연주는 마지막 소절에서 애를 먹고 아직 끝내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식으로 봄이 가버리면 나는 참 아쉽다. 성별로 따지면 봄은 분명 여자일 거야. 그것도 변덕스럽고 새침하기 일색인 20대 초반의 여자.


이 봄이 가버리기전에 비라도 한 차례 더 내렸으면. 거센 비가 움을 티우려고 벼르고있던 땅 속의 생명들을 깨우고, 그 소리에 나도 덩달아 신이나서 하늘을 뚫어버릴 기세로 한바탕 기지개를 켜고 쭈우욱 일어서고 싶은 마음이다.


다행히 이번주 금요일엔 비소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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