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문장을 보고도 한 사람은 깨우치고 한 사람은 그저 그 문장을 안다는 사실에 집중한다. 깨우치는 사람은 삶에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으키고, 아는 데 그치는 사람은 그저 자신이 알고있는 내용을 정리해둔 머릿속 목록에 한가지 새로운 내용이 더 추가되는 정도의 변화가 일어난다. 변화의 스케일이 다르다. 깨우치는 것은 외부적인 요인에의해서 그 결과가 결정되는 수동적인 자세가아니라 스스로 찾아가야하는 적극적인 수용의 자세이다. 그러니까 깨우치고 말고는 그 대상이되는 내용의 수준과는 별개로 개인의 역량에 달려있다는 것.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는 말이 이럴 때 쓰기에 적절한 표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누군가는 일상의 아무것도 아닌 개떡같은 현상에서 찰떡같은 깨달음을 얻는다. 반면 아무리 찰떡같은 말을 해도 개떡같이 알아듣는 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그릇이 그 정도이기 때문이다.

 책을 백 권 읽었든 천 권 읽었든 깨닫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면, 혹은 깨닫고도 삶에서 변화를 일으키려 노력하지 않았다면 의미있는 활동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사실 수백, 수천 권의 책을 읽을 정도의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이 그 속에서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고 믿고싶진 않다.) 물론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어떤면에서 볼 때 중요하고,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지식의 양과 깨달음의 양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사람들과 만나며 느낀적이 있다. 

 

내 마음의 책장은 허영심만으로 가득 채워진 것이 아니라 단 한권이라도 지금의 나를 만든 흔적으로 채워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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