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 때였나. 첫눈이 아주 많이 내린 밤이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같은반이자 정육점집 아들 ㅇㅎㅅ이란 아이가 아파트 앞에 찾아왔다. 고요하고 적막하게 눈이 쌓이던 그 겨울밤에 그 아이는 내게 좋아한다고 했다. 그치만 안타깝게도 난 그 아이를 맘에 두고있지 않았기에 별다른 관계로 발전하진 못했다. 그런데 가만히 그 때를 돌이켜보면 순수하게 누군가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듣게해준 그 아이에게 정말 고맙다. 그 때는 너무 부담스럽고 너무 불편했는데, 지금은 그 기억이 참 따뜻하다.
중3, 친구들이랑 놀기도 가장 많이 놀았고 혼자 가만히 책도 참 많이 읽었던 시기였다. 내 독서량의 기본은 중딩때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함께하는 기쁨과 사색의 기쁨을 동시에 집중적으로 배웠던 시기. 그립고 아름다운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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