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어떠한 일이 발생했을 때 그 사건의 과정을 별로 알고 싶지 않아졌다.

일이 정말 의도치 않게 꼬여버렸는데
어쩌다 그렇게 꼬이게 됐는지,

어디서부터 혹은 누구에게 전달이 잘못 되어 그렇게 됐는지에 대해

알고 싶지가 않다.

 

일은 이미 꼬였으니 해결하는 것이 먼저지 잘잘못 가리다가

정작 풀어야할 것을 놓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일은 벌어졌고 누군가의 어떠한 실수에서 부터 비롯됐음이

 당연한 상황에서 굳이 그 실수를 밝혀내고 싶지 않다.

알고싶지도 남탓하고 싶지도 않다. 이미 엎지러진 물인데 누가 엎지른지가 그렇게 중요한가?


'너가 그 때 그 말만 안했어도'
'그 상황에선 그냥 모른척 했어야지'
'그 때 너가 한말 때문에..'



이런식의 말들은 형태는 달라도 결국 하고자 하는 말은 모두 같다.

'너 때문이야'

너무 슬픈일이다.
물론 이런 말을 하는 사람도 답답한 상황에 문제의 원인을 파악한답시고

시비를 가리는 것일 테지만 원인 파악은 혼자 하고 끝내지

왜 굳이 니잘못이니 내잘못이니하며 시간낭비 하고 있는 걸까.


안하느니만 못한 말이란 딱 저런 말을 두고 하는 말같다.

 딴에는 잘못을 뉘우치게?해주고 싶은 선한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상대방은 잘못을 뉘우침과 동시에(그것마저 안되는 경우도 많지만) 그 마음은 또 다른 상처를 입게된다.

 남에게 상처를 주면서 까지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 잘잘못을 가리고 충고할 수 있는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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