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이미지들 사이에서 살아가기란 생각보다 고달프다. 큰 범주로 보면 나도 이미지로 먹고사는 디자이너이지만 요즘같아선 정체성에 혼란이 올 만큼 사진이나 이미지화된 모든 것에 넌덜머리가 난다. 필요 이상으로 쏟아지는 이미지들. 이미지에 값을 매길 수 있다면 매일같이 인터넷에 쏟아지는 이 수많은 이미지들에 조심스럽게 0원을 적어내겠다.
페이스북만 봐도 참 많은 사진들이 난무하는데, 내가 보기엔 다 한 사람이 올린 것 처럼 특별함이 없다. 물론 사진이나 글이나 몇초 보다가 엄지에 떠밀려 넘어가는 신세인건 마찬가지이지만 글의 경우라면 적어도 몇 사람은 엄지를 잠깐 멈추고 생각이라는 걸 하게만들지 않을까싶다. 지금 여러분이 그러는 것 처럼.
그래서 결론은. 글만 쓸 수 있는 sns가 있으면 좋겠다. 페이스북 사진기능이 사라지던지. 그러면 우리들이 노랗게 필터링된 억지감성이 아닌 진짜 감성을 찾을 수 있지 않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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