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이야기가 좋다.
공부해야할 것도 많고 분별해서 바라보아야할 것도 많은 세상이다. 그래서 그런지 아주 사소하고, 또 아무런 의미 없는 혼잣말 같은 그런 글을 읽고 싶을 때가 있다. 대단히 철학적이고 대단히 현학적인 글이 아니더라도. 그냥 눈에 보이는 것과 머릿속에 떠도는 잡념들을 문자라는 체계에 담아 내는 행위가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런 생각 조차 허영인가?
결론이 없이 쓰여지는 글이 좋다.
답을 내려놓은 글을 읽고 있자면 가끔은 피곤할 때가 있다. 의견이 같지 않아 불편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어디 구석진 골방에서 낮게 읊조리는 중얼거림 같은 글들이 좋다. 굳이 분류로 따지자면 산문이 되겠다.
간혹 책을 좀 읽는다 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에세이라는 장르를 무시하는 경향이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자칭' 책을 좀 읽는다고 하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런 사람들은 에세이라는 장르 자체를 그저 감성에 젖은 여자들(?)이나 읽는 가볍고 의미없는 책 정도로 치부한다. 그러나 세상의 수 많은 철학이 책상머리에서 읊조리는 독백에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싶다. 세상의 수 많은 노랫말들이 혼자 끄적이던 메모와 낙서에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싶다. 세상에 태어난 모든 글이 가치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 장르의 글이 모두 가치 없다고 말하는 것도 웃긴 이야기이다.
체계화된 생각은 이론을 만들고 잡념은 예술을 만든다. 나는 그런 글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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