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하고싶은 말이있다.

그러나 너와 얼굴을 마주하거나 대화를 하는 것이 이제는 내게 너무도 끔찍한 일이 되어버렸기에, 이 곳에 글을 쓴다.

너가 언젠간 보게될거라 생각한다. 종종 내 블로그를 보곤 했으니. 

너는 이런 나더러 갑자기 왜그러냐고 하겠지. 그 일이 있던 이후로도 너와 나는 일상적인 생활을 해왔으니까. 그리고 너와의 인연을 끝낼 때 조차 나는 괜찮은 척 했다. 지난 일 따위는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쿨하게. 사실 너와의 이별을 말하는 이유가 반드시 그 사건 때문은 아닌 것 처럼. 그렇게 포장하며 애써 스스로를, 너를 속였다. 그 것은 너에게 더이상 가해자라는 이름을 씌우고 싶지 않았던 내 착한 마음 덕분이었다. 다 내가 착해서였다. 가해를 한 너에게 까지 감정이입을 해서, 그 마음조차 다치게하고싶지 않았던 내 착한마음 때문이지 결코 내 상처가 작아서도, 결코 내 상처가 완전히 치유되어서도 아니었다. 너는 그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한다. 너는 여전히 나에게 가해자이고 그 상처는 평생 씻을 수 없는 아픔으로 내 안에 남아있을 것이며 난 네가 그동안 내게 준 상처에 합당한 자숙과 반성의 태도를 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글을 쓴다. 네 자신을 좀 알라고. 내가 왜 너와 헤어질 수 밖에 없었는지를 좀 알라고. 

너는 네가 숨겨왔던 날들의 이야기를 내가 알게 된 이후에 나에게 구걸하듯 매달렸다. 너를 다신 사랑할 수 없을 것이라는 내 말에, 그래도 괜찮다고, 자기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만한다면 나의 어떤 태도도 감당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 때의 멍청한 나는 왜 너의 그 바보같은 거짓말을 믿었을까. 몇달도 채 되지않아 너는 그동안의 모습과 다름없이 나에게 짜증을 냈고, 감정적으로 날 대했다. 그런 너에게 환멸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내 선택을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그보다 더 나은모습을 날마다 기대하며 기도하며 그 시간을 견뎠다. 내 스스로가 가여워서 내 과거를 미화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랬다. 나는 그럼에도 아주 넓은 아량으로 어린애 같은 네 모습을 받아줬다.

그러는 동안에 나는 자주 악몽을 꾸었고, 쉽게 잠들지 못했고, 너의 얼굴을 보면 화가 났다. 나에게 그렇게 큰 상처를 준 네가, 아주 사소한 일로, 예를 들면 점심식사 메뉴를 정하는 것 따위의 지독하게 사소한 일로 나에게 짜증을 내는 날이면 나는 너를 원망했다. 그러나 너에게 그런 태도가 부당하다고 말하는 순간, 나는 너에게 또다시 가해자라는 이름표를 씌우는 것만 같아서, 너가 했던 가해의 사실을 너에게 언급하는 것 자체가 나 스스로 또다른 가해를 저지르는 것 처럼 느껴져서 애써 그 마음을 속으로 삼켰다. 혼자 견뎠다. 그러다 아주 가끔, 참고 참다가 힘들어 너에게 말했던 어느 날에, 너는 나와 함께할수록 가해자라는 사실이 확인되어 힘들다고 했다. 너는 그 말을 나에게 하는 것이 큰 실수인 것을 알아야 했다. 그 말에 나는 희망을 잃었다. 너는 너 자신이 중요한 인간이었다. 목사님 앞에 죄를 고백하고 하나님 앞에 회개했다고 했지만 내 아픔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너는 내가 너로인해 우울함과 스트레스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동안에도 그 것이 너로인한 고통인줄을 깨닫지 못했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순간에도 너는 이기적이었다. 다른사람들 앞에서 유난히도 내 말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나는 정말로 맹세코 누군가를 해하고 싶어서, 누군가에게 상처주고 싶어서, 누군가를 무시하고 싶은 그런 의도로 어떤 말을 꺼내는 류의 사람이 아니다. 만약 상대가 그렇게 느꼈다고 한다면 난 늘 사과를 하지만, 그럴 의도가 없었음을 밝힌다. 그러나 너는 내 의도를 믿어주지 않았다. 끊임없이 의심했다. 너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내가 너를 무시했다고 하거나, 너의 말을 자른 것이 너를 무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한 행동인 양 이야기를 했다. 내 의도를 몰라줬다. 내 말의 동기를 의심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어떻게 나라는 사람을 이렇게도 모를 수가 있을까? 너무 힘들었다. 다른 것은 다 이해해도, 내 마음의 동기까지 오해하는 사람에게 아무런 기대감이 없어졌다. 너는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이 사랑이라면 사랑은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사랑을 부정했다. 사랑이라는 것은 판타지고 그딴건 그냥 없는 거고, 그냥 견디고 맞추어 가는 것을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단어로 미화하고 있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너와의 만남을 유지할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널 만나면서 난 행복하지 않았다. 매일 불행했고, 매일 자존감이 낮아졌고, 매일같이 너의 얼굴을 보며 너의 과거가 떠올랐지만 말하지 못하고 숨죽여 고통받았다. 티내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그것이 나의 모든 것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체하며 날마다 나락으로 한걸음씩 더 가까이 다가갔다.

이미 너와 나는 오래 전에, 너가 나를 속인 것을 내가 알게된 순간에 끝난 것이 맞다. 그러나 내 멍청하도록 착한 심성탓에 일년여를 더 만났다. 아니 정확하게 그 기간이 얼마인지도 모르겠다. 잊고 싶다. 그 시간은 내 인생의 암흑기다. 너무나도 건강했던 내가 널 만나고 끝도 없이 망가졌다. 그 시간을 어떻게든 보상받고 싶은 심정이다. 너는 나에게 최악이었고 여전히 그렇다. 너의 그 자기중심적인 태도가 주변 사람에게 얼마나 피해를 주고있는지 좀 돌아보길 바란다. 연인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상처를 주고도 여전히 뻔뻔한 네가 얼마나 소름끼치는지 좀 알았으면. 자숙이라는 것을 좀 알았으면. 그리고 감히 나에게 너와 비슷한 행동을 했다고 말하고 다니지말길. 너가 나랑 헤어지며 했던말 기억하지? 너가 내 입장이 되어보니 이해하겠다는 말, 너는 그런 말 할 자격이 없지. 같은 입장이라고? 다시 잘 생각해봐. 정말 같은 입장인지. 너가 다른사람들이랑 했던 그 역겨운 카톡들말야. 지운줄 알았는데 최근에 보니 있더라고. 혹시 너가 까먹어서 그러는 거면 보내줄 수도 있고.

다시 잘 생각해봐. 나는 너와 같지 않아. 너는 여전히 나에게 가해자고, 지금 니가 새로 만나는 사람 사진 SNS 올리고 그럴 상황이 아니야. 너는 나에게 저지른 가해에 대해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남아있다면 지금은 자숙하는 것이 맞아. 내가 헤어지고도 널 가르쳐야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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