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경험하는 일들에 대한 두려움
누구에게나 두려움이있다. 특별히 요즘 내가 겪고있는 두려움은 단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들을 혼자 처리해 나가야 하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다. 두렵다. 내가 알 수 없는 일들이기에, 도저히 예상 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어떤 일이 닥쳐올지 너무나 두렵다. 미래를 알지 못한다는 것은 얼마나 두려운일인가.
그렇지만 언제나 그랬듯 하나님께서 일하실거라 믿는다. 막연한 두려움이 조금씩 목을 조여온다. 그러나 해낼 수 있기를 기도한다. 하나님 도와주세요. 잘 모르는 영역에 도전하는 것은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기대해야할 일이겠죠? 배움의 시간이겠죠? 이번 기회를 잘 견디고 나면 저는 또 한 단계 성장하는 것이겠죠? 해보지 않았던 일들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그 일을 해냈을 때의 뿌듯함. 양극의 상황을 알기에 그 중간의 지금이 더 두렵다. 만약 하나의 일만 해내는 상황이면 이렇게까지 힘들지 않았겠지만, 동시에 여러개를 신경써야하는 현재의 상황이 참 힘들다.
대학교 1학년 때에는 인쇄소에 가는 것 조차 겁이났다. 단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일을 하는 것이기에, 그리고 선배들에게 들어왔던 근거없는 소문들이 나를 더욱 겁먹게 했던 것 같다. 이를테면 인쇄소 아저씨들에 대한 비화, 아저씨들이 무시한다는 소리, 충무로에가면 퇴짜맞기 일수라는 그런 이야기들. 하지만 실제로 내가 경험해본 인쇄소는 그렇지 않았다. 대체로 친절했고 인쇄에 대해 열정을 가진 분들이 다수였다. 나는 그들에게 고객이었고 그들은 고객에게 친절하고 상냥했다.
겪어보지 않았을 때에는 너무나 두려워 온갖 스트레스의 주범이었던 일들도 겪고나면 별일 아니라고 회자하며 웃어 넘긴다. 참 신기한 인생이다. 27년을 살아오면서 참 많은 경험들을 해 보았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나는 해보지 못한 것들이 너무많다. 처음은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2살난 내 조카는 아직 걷는 것 조차 익숙치 않은데도 뛰겠다고 돌아다니다가 넘어지기 일쑤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넘어지길 자처하면서도 또 일어나고 또 일어난다. 그러나 27살난 나의 모습은 어떤가? 넘어질 것이 너무나 두렵다. 넘어지는 비용이 너무나 두렵다. 돈이 걸린 문제여서 그런걸까? 나 외의 3자가 개입되는 문제여서 그런것일까?
전문가는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여러 문제의 상황에 부딪혀 본 사람이 전문가이다. 경험해본 사람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있다. 그러한 케이스가 쌓여서 전문가가되는 것이다. 소문난 의사는 수 많은 케이스의 환자를 접하며 그 때에 맞는 처방을 내리고 수술을 집행한다. 같은 의미로 사람도 살아가면서 조금씩 경험의 범주를 넓히고 또 그에 맞는 대응책들이 훈련된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나는 두려워 하지 않아도 된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대한고민으로 시간을 갉아먹는 것을 얼마나 비효율적인 일인가. 두려움은 잠시 내려놓자. 어차피 내 손에 달린 일이 아니다. 상황을 이끌어가시고 풀어가시는 분의 뜻에 맞게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나는 그 앞에서 먼저 낮아져서 그분의 뜻을 구하며 살아야한다. 아마도 하나님께서는 조금 더 주께 의지하도록 하기위해 우리의 삶을 이렇게 만드셨으리라. 한치 앞도 내다볼수 없는 앞날에 대한 두려움으로 조금이라도 주를 붙잡는 내가 되길 바란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안에, 내가 그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는 아무것도 할수 없음이라" [요한복음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