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이 좋다.
아무것도 없이 이렇게 누워가지고는 아무런 생각이나 끄집어내서 끄적끄적 거릴수있는 이런 시간이 좋다.
언어가 줄어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특별히 교회용 언어가 줄어드는 느낌을 많이 받는 요즘이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좋은 것일지 아닐지는 잘 모르겠다.
교회에서만 사용하는 몇몇의 언어가 늘 불편했다. 언어는 그 문화를 반영하는데 교회에서 사용하는 몇몇의 언어는 대체로 그 표현의 방식이 모호하다. 혹은 폐쇄적이고 불평등하다.
예를 들자면 '의사소통'이라는 단어가 있다. 내가 속해있던 대형교회 대학부에서는 이 단어가 주로 상급자에게 일련의 매뉴얼에 맞게 보고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전도사님과 의사소통 하고 다시 전해줄게"
"걔는 의사소통 방법을 제대로 못배웠나보구나"
이런 식으로 쓰였다. 난 이런식으로 쓰이는 저 단어가 싫다. 소통의 방식을 하나로 규정해놓고 그와 다른 경로의 소통을 취하는 사람들을 야단친다. 예를들면 상위 리더에게 먼저 말하지 않고 다이렉트로 목사에게 연락하거나 전도사에게 연락하는 행동을 위험하다고 여기거나 상당히 예의에 어긋난 잘못된 행동으로 여긴다. 피라미드식 소통.
획일적인 소통방식은 불통을 낳는다.
언어의 상실
2017. 8. 9. 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