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 전, 정말로 오랜동안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던 밤이 있었다. 그 날 이후로 생김새가 달라졌다. 눈이 이상하리만치 부었고 이 붓기가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눈 밑은 움푹 패어 들어갔다. 며칠 지나면 나아지겠지 했던 눈매가 돌아오지 않는 걸 보니 이젠 눈물도 맘껏 흘리지 못하는 나이가 된걸까 싶어 새삼스럽다.

그 날 이후로도 나는 울었다.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을 보고 흐느껴 울었고, 각종 사건사고 뉴스에도 자주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방금 전까지도.

오래 전(중학생 때)에 치유은사가 있다는 한 권사님을 만난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 권사님이 처음본 내게 '눈물의 옷'을 입었다고 그러시며 내 앞에서 나를 붙잡고 엉엉 울며 기도해 주셨다. 그 때는 그런말을 듣는게 무섭기도하고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잘 몰랐는데 요즘은 알 것도 같다.

나는 매일같이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이런 내가 꼭 싫진 않다. 울음은 내 나름대로 세상을 견디는 방식이자 세상에 공감하는 방식이기에. 하지만 요즘들어 내가 아파하는 이 마음을 딱 한 사람만이라도 공감해준다면 좋겠다는 인간적인 외로움에 깃든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이것도 나이 탓인가.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문영]을 보다.  (0) 2018.08.19
저마다 바쁜 하루하루  (0) 2018.08.17
우울증  (0) 2018.08.17
혼자 사는 세상  (0) 2018.08.13
별점사회  (0) 2018.08.12
글과 삶이 다른 사람  (0) 2018.07.31
특수는 보편의 하위개념이다.  (0) 2018.07.29
살림  (0) 2018.07.26
샤워 후 누울 때  (0) 2018.07.26
고인을 위한 기도.  (0) 2018.07.2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