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삐루가 중성화 수술예약을 해 놓은 날이었다. 지난 목욜에 토요일 오전 11시 30분 본오365동물병원 예약을 해두었다.

수술을 모르고 있는 하루전날의 삐루는 말괄량이 잘도 뛰어놀았다. 그러나 밤12시부터 금식인 관계로 엄마아빠가 퇴근하는 오후 9시부터 강제 금식 돌입 ㅠㅠ 문제는 삐루가 못먹으니 모모도 먹을 수 없었다. 자율배식을 하기때문이다.

더불어 불쌍한 모모. 그래도 의젓하다ㅋㅋ
다시 중성화 이야기로 돌아가서.. 암튼 삐루가 병원에 가기까지라도 조금 마음이 편했으면 좋겠어서 이동장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주변에서 놀기 시작해서 자연스럽게 내부 진입해서 앉기까지 성공! 억지로 데려가지 않고 자발적으로 들어오게 했다. 금식중이라 간식유인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최대한 낚시대로 열심히 흔들어 주었다.

그렇게 연행된 삐루.

삐루는 차 안에서 꺼이꺼이 목놓아 울었다. 미안 삐루 ㅠ__ㅠ 그래도 매번 택시타고 눈치보며 왔는데 새차를 뽑은 덕에 눈치 안보고 이동해서 좋았다. 새차 뽑은 이야기는 다음글에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삐루는 오자마자 혈액검사를 했다. 2.8kg 밖에 안나가는 너무 작고 마른 삐루. ㅠㅠ 미안해 엄마가 맛있는거 더 많이 줄게 살좀 더 찌자 삐루야 ㅠㅠ 3차접종하러 8월에 왔을 때 보다 4개월이나 지났는데 600g밖에 안쪘다니 너무 슬프다. 한달에 150g씩 밖에 안찐거다 ㅠㅠ. 더 보양식을 많이 상납해야겠다..

그렇게 피를 뽑은 삐루는 양쪽팔이 다 지혈거즈로 칭칭감기게 됐다. 처음에 시도했던 팔이 혈관이 너무 좁아서 체혈이 안돼서 다른쪽 팔에 라인을 연결해서 피를 뽑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고 이야기해주셨다.
라인연결하는게 뭔지모르겠지만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는 주사기에서 앞부분 머릿쪽 바늘만 팔에 끼우는 것처럼 보였다. 처음 시도했던 주사랑은 무언가 다른 것이었는지 처음과 다르게 피가 후두둑 떨어져서 책상에도 묻고 모모팔에도 묻고 너무 피가 많이 나와서 좀 충격이었다. ㅠㅠ

아무튼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피를 뽑고 혈액검사 결과를 기다렸다.

일단 전체적으로는 좋다고 하셨고 특별히 문제될부분은 없는데 아래서 네번째에 #GLOB 라고 씌여있은 부분만 정상수치에서 아주조금 낮다고 하셨다. 보통 2보다 낮으면 항체가 검사를 진행한 뒤에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하셨는데 삐루는 2.7이기 때문에 항체가 검사를 해도 대체로 좋게 나올 것이라고 하셨다. 정확히 어떤건지는 말이 너무 빠르셔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면역과 관련된 수치가 아닐까 싶다.
이외에도 항목이 너무 많은데 일단 말씀을 너무 빨리하시기도하고 써있는 영어도 전문용어같아서 다 듣고도 금방 까먹었다.. 누구 잘 아는 사람이 좀 해석해 주면 좋으련만. 아무튼 별 문제는 없다고 해서 바로 수술동의서 작성후 수술에 들어갔다.

12시쯤 혈액검사를 받고 병원에서 나왔고, 4시 30분쯤 삐루를 만나러 갔다. 삐루는 아직 회복실에 있는 듯 했고 의사쌤과 먼저 면담하며 자세한 수술 경과를 들을 수 있었다. 발정상태라서 좀 걱정이 되었는데 첫발정때는 대체로 큰 무리 없이 진행된다고 하셨고 실제로 수술도 잘되었다고 한다. 설명을 듣고 삐루를 만나러 갔다. 삐루를 넘 보고싶은 마음에 사진도 못찍었다. 삐루가 병원냥이 러블에게 경계하느라 하악질을 해댔다 ㅋㅋ 쪼끄만한게 하악거리니까 귀엽긴한데 당시에는 삐루가 너무 바들바들 떨어서 너무 미안했다 ㅠㅠ

삐루를 이동장 안에 넣고 카운터에 가서 일정을 안내받았다. 일단 2시간 뒤에 물을 주고, 체혈한 거즈를 풀어주고 물 먹은 것을 토하지 않고 상태가 괜찮으면 9시쯤에 밥을 평소보다 1/2만큼 주라고 하셨다. 그리고 약먹이기.
그리고 여아는 다음날에도 진통제를 맞아야해서 내원해야한다고 하셨다.

차 안에서 삐루는 몸을 못가누고 이리저리 비틀거렸고 몸을 엄청 떨었다. ㅠㅠ 핸드폰 진동오는 것처럼 징징징 하고 떨었다. 너무 안쓰러웠다.

책방에 돌아와서는 기어코 아픈 몸을 이끌고 아빠 다리 위로 엉금엉금 올라가서 자리를 잡고 잠이들었다. 차에서도 그렇고 삐루는 아프고 힘든 와중에도 엄마아빠 품으로 왔다. 사랑하는 우리 삐루. 조금만 힘내자. 얼른 나아서 같이 츄르파티열자.. 사랑해 삐루야.

*참, 환묘복 만들라다가 양말 세켤레 망쳐먹었다. 환묘복 양말로 할 수 잇다고 말한 사람 다 뻥쟁이다. 양말 작아서 안된다. 무조건 안입는 긴팔 옷 팔뚝 짤라서 만들어야한다...
모모가 오늘로 중성이 되었다. 처음 간 병원에서 암컷이라고 했었는데 몇 주뒤에 아무리 봐도 땅콩이 넘나 튼실히 보여서 다른 병원에 문의해보니 역시나 수컷이었던 모모.

병원 가기 30분전.. 분명히 16시간 가까이 공복상태인데도 녀석의 똥꼬발랄 깨방정은 어쩔수 없는듯. 앞으로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 벌어질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모는 오늘도 발랄하게 논다.

집사는 엄마의 마음으로 오늘만큼은 평소에 잘 보지 못했던 모모의 땅콩을 담아놓고자.. 뒷태 촬영에 돌입했다.

잘가거라 땅콩아. 그동안 고생 많았어.

택시로 병원까지 이동중. 웬일로 갑자기 모모가 얌전하다. 뭔가 이상한 분위기를 눈치 챈 것일까.

병원에 왔더니 점심시간이라 25분 정도 대기했다. 대기하는 동안 병원을 구경했다. 본오 365동물병원은 남자, 여자 원장님이 계시고 시설은 엄청 깨끗하고 좋다. 카운터에 계시는 간호사 분들도 정말 친절하시다.

본격적인 수술에 앞서 혈액검사를 위해 체혈하는 모모. 체혈은 두 원장 선생님께서 힘을 합쳐 매우 빠르게 진행되었다. 담요로 몸을 감싼 뒤 빠르게 체혈하시는 원장쌤 두분에게 감사했고 손발이 착착 맞는 모습에 더욱 더 신뢰가 갔다.
아이구 모모야. ㅠㅠ 좀만 참자. 그래도 의젓하게 체혈하는 우리 모모. 모모 전에 체혈하던 고등어냥이는 약간 체혈을 힘들어하는 듯 해 보였다.

체혈을 마치고 결과를 받기 위해 고양이 대기실에서 20분정도 대기했다. 오늘 따라 환묘 동지들이 많아서 대기실에 이미 있던 두 냥이와 같이 대기했다.

 다른 냥이와는 처음 만나는 모모. 신기했는지 겁도 없이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간다. 서로 한대 칠 기세라 걱정돼서 내가 모모를 다시 안았다.

또 다른 냥이는 3개월 정도의 아주 작은 고등어×치즈 사이에 태어난 작고 귀여운 냥이였다. 고등어랑 치즈 사이에 태어나서 그런지 털이 약간 회색 빛이 돌아서 참 예뻤다. 회색 빛깔이라 처음에는 아비니시안 믹스묘인줄 알았는데 집사분께서 코숏이라고 알려주셨다.

모모 체혈 결과표다. 맨 위의 ALB와 TP는 간수치를 의미한다고 했던것 같고 그 밑에 ALP는 뼈대 성장과 관련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정확한 명칭이 기억이 잘 안난다. 아무튼 수치가 111이면 고양이 뼈대는 거의 다 자란거라고 했다. 보통 훨씬 더 자라야하는 어린 고양이들은 200이 넘는 치수가 나온다고 했다. 우리 모모는 현재 상태에서 크게 더 자라진 않을 것 같다고 하셨다.

그런데 문제는 신장질환 쪽이었다. CREA라고 써있는 부분의 수치가 1.0을 넘지 않는 것이 좋은데 현재 1.1인 것을 보아 평소 음수량의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셨다. 습식사료에 물을 타 주는 것을 추천해주셨는데 우리 모모는 매일 1회정도 습식사료에 물을 타 주는데 그걸로는 부족한가보다. 선인장 정수기를 알아봐야겠다.

그리고 그 밑으로 내려가서 A/G라는 부분의 수치가 고양이들이 가장 많이 걸리고 또 치사율이 높든 복막염과 관련된 치수인데 1.3이면 아주 건강한 편이라고 한다. 매우 다행스러운 소식이다ㅠㅜ

아무튼 이렇게 체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선 모모는 1시 30분쯤 수술하러 들어갔다. 수술 자체는 5분이면 끝난다고 했는데 그 이후에 수액도 조금 맞고 마취깰 때 까지 기다렸다가 데리러 오면 된다고 하셨고, 우린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곤 3시 30분쯤 전화가 와서 4시쯤 데리러 오라고 하셨다.

도착하니까 모모가 넥카라를 하고있다. 몸을 못가누면서도 기어이 넥카라를 빼내려고 용쓰는 모습이 조금 안타까웠다. ㅠㅠ 그래도 의젓하게 수술도 잘 받고 마취도 금방 깨서 깨방정 떨면서 잘 있었던 모양이다 ㅋㅋ

여자원장쌤께서 모모 상태가 어땠는지와 수술 과정 사진을 상세히 보여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추출해낸 땅콩 사진을 찍을까 말까 했지만 그래도 나중에 혹시모르니 찍어뒀다. 하지만 올리진 않고 개인소장을..

집에와서 병원에서 배운대로 넥카라를 씌워봤다. 처음 써본 넥카라여서 비틀비틀 거리더만 어느새 자기 자리로 돌아가 잠을 청한다. 포기한 듯.

고생했어 모모야 ㅠㅠㅠㅠ 7시쯤 물을 주고 7시 30분쯤 오늘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식사를 준 뒤 구토증상이 없으면 약을 먹이면 오늘의 할 일은 끝난다. 모모야 약 잘먹구 어서 나으렴.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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